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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든 예술! 서울시가 만든 '공공미술 작품' 한눈에

yellowmashmallow 2024. 9. 1. 00:45
도시 곳곳에서 우연히 만나는 공공미술은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서울시는 시민들과 함께 만들고 향유하는 공공미술을 실현하고자, 2006년부터 현재까지 여러 형식의 공모와 작품 제작을 진행해왔다.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사람들에게 잊힌 공간이나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삶의 공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그 공간이 다시금 사람들과 호흡하게 한다.
지역의 문화, 환경,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일상적인 도시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서울의 공공미술 프로젝트 4가지를 소개한다.
 
 
홍제유연
예술이 흐르는 물길, 유진상가의 새로운 인연
팀코워크의 조명예술 작품 ‘온기’
뮌의 설치미술 작품 ‘흐르는 빛, 빛의 서사’
시민 1,000여명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 ‘홍제 마니차’
 
50년간 버려졌던 유진상가 하부가 공공미술로 채워진 빛의 예술길로 새단장했다. 1970년대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만들어진 유진상가는 그동안 시민들이 통행하지 못하게 막혀있었다.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유진상가 지하 250m 구간을 홍제천이 흐르는 예술공간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재탄생시켰다.

‘홍제유연’은 ‘물과 사람의 인연(緣)이 흘러(流) 예술로 치유하고 화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공간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건물을 받치는 100여 개의 기둥 사이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설치미술, 조명예술, 미디어아트, 사운드아트 등 7개의 작품을 선보여 그 취지를 살렸다.

7개 작품은 홍제천의 긴 역사 이야기를 빛 그림자로 표현한 뮌(MIOON)의 ‘흐르는 빛, 빛의 서사’, 홍제천의 생태적인 의미를 담아 생명의 메시지를 전하는 진기종 작가의 3D 홀로그램 ‘미장센_홍제연가’, 깊은 어둠의 공간을 따뜻한 빛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하는 팀코워크의 ‘온기’ ‘숨길’, 잔잔히 흐르는 물의 잔상과 빛과 소리로 다시 생명을 얻을 홍제유연의 의미를 표현한 윤형민 작가의 ‘SunMoonMoonSun, Um...’, 토사를 쌓던 공간을 시민들의 작은 광장으로 만든 팀코워크와 염상훈 작가의 ‘두두룩터’, 12시간 동안 시간의 변화에 어울리는 소리를 채집해 들려주는 홍초선 작가의 ‘사운드 아트’ 등이다.
지난 50년간 냄새나고 쓸모없는 공간으로 여겨진 유진상가 지하 공간이
예술가들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미적 공간으로 조성된 모습은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취지에 딱 어울린다.
 
시민기자 김진흥
 
이 외에 시민참여로 완성된 작품도 있다.
인근 인왕초등학교, 홍제초등학교 학생 20명이 완성한 야광벽화 ‘홍제유연 미래생태계’, ‘내 인생의 빛’을 주제로 시민 1,000여명의 따뜻한 메시지를 모듈에 새겨 돌리면서 감상하는 ‘홍제 마니차’ 2개 작품이다.
‘홍제유연‘은 매일 12시간(오전 10시~ 오후 10시) 동안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커뮤니티 공간은 24시간 개방 중이다.
홍제유연(弘濟流緣)
유형 :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0  |   참여작가 : 장석준(전시기획), 팀코워크, 염상훈, 뮌, 진기종, 윤형민, 홍초선, 홍제초등학교&인왕초등학교 학생 20명, 시민 1,000여명  |   위치/공간 :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484 유진상가
가락시장 정수탑
서울에 유일하게 남은 정수탑의 새로운 변신
‘비의 장막’은 상하부를 100개의 선으로 연결하고 33만여 개의 듀라비오 조각을 달았다.
교차하는 선들 사이에 생기는 마름모형 틈새는 바람에 흔들리는 듀라비오 조각으로 채워 거대한 키네틱 아트를 완성했다.
정수탑 내부는 100명의 시민이 손수 만든 레진아트 작품 ‘바다의 시간’으로 이뤄져 있다.
 
가락시장 입구에 깔대기 모양을 한 이 정수탑은 1986년 축조됐다. 물 600톤을 담을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과거 지하수 저장용 고가수조로 쓰였으나, 물 공급방식이 바뀌면서 2004년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서울시는 이 오래된 구조물을 공공미술 작품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지난해 일반공모와 지명공모를 병행하는 ‘국제복합공모’를 진행했다. 4명의 지명작가와 29팀의 국내 작가가 참여한 가운데 미국의 설치미술가인 네드 칸 (Ned Kahn)의 작품이 작년 8월 최종 당선됐고, 1년간의 제작기간을 거쳐 5월 31일 개장식과 함께 작품 내외부를 시민에게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민과 글로벌 예술가가 함께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특별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서울에 단 하나 남은 정수탑의 원 형태를 유지하고
친환경 방식으로 외관을 탈바꿈했다는 점,
의의와 미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킨 공공미술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시민기자 전지예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이자 건축가인 네드 칸은 물, 바람, 안개 등 자연현상의 변화를 탐구하며 대기물리학, 지질학, 천문학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을 한다. 대표작으로는 싱가포르의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의 인공폭포 ‘레인 오큘러스(Rain Oculus)’(2011), 미국의 뉴욕 아쿠라리움 파사드(2018) 등이 있으며 세계 각국에 150점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정수탑 외부에 해당하는 ‘비의 장막(Rain Veil)’ 대기 중 물의 순환과 비의 물성을 표현했다. 대기의 순환으로 만들어지는 비의 물성을 담아 바람에 출렁이고 움직이는 장막을 형성화한 것이 특징이다. 바람과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장면이 연출되는데,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과 눈높이에 따라 다채로운 광경을 볼 수 있다.

정수탑 기둥 내부에는 바다의 단면을 형성화 ‘바다의 시간(Time of the Sea)’이 설치됐다. 30년간 높아진 바다 수위변화를 6단계 색의 470개 레진(Resin) 블록으로 쌓은 작품으로, 100명의 시민이 직접 참여했다.

작품 하단에 조성된 거울 연못은 작품과 하늘을 반사하고 밤에는 4개의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빛을 비춰 예술적인 밤과 낮의 풍경을 이룬다. 이와 함께 조성된 2,000여 평의 가로정원은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과 가락시장 유통인의 일상 가까이에 녹색의 휴식을 더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비의 장막(Rain Veil)
유형 : 권역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4  |   참여작가 : 네드 칸(Ned Kahn)  |   재료 : 330,346개의 듀라비오(Durabio) 조각  |   크기 : 높이 32m, 지름 20m, 기둥지름 4m  |   위치/공간 :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932 폐정수탑

바다의 시간(Time of the Sea)
유형 : 권역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4  |   참여작가 : 팀코워크, 100명의 시민참여  |   재료 : 레진  |   크기 : 높이 7m  |   위치/공간 : 서울 송파구 양재대로 932 정수탑 내부
 
숨쉬는 그물
서울숲 야외무대에 담은 생태환경의 미학
기존 서울숲 야외무대가 공공미술 작품 ‘숨쉬는 그물’로 재탄생했다.
‘숨쉬는 그물’의 후면부
‘숨쉬는 그물’ 내부에 설치된 또 다른 작품 ‘호흡망’이 다채롭게 빛을 발산한다.
 
서울숲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휴식처로 자리 잡은 서울의 대표적인 명소다. 서울시는 시민과 도시, 자연이 공존하는 서울숲의 장소적 특성과 탄소중립 실현을 주제로 2022년 공공미술 작품 공모를 추진했으며, 총 3점의 작품을 설치했다. 그 중 하나가 ‘Ecological Matrix: 숨쉬는 그물’이다.

‘숨쉬는 그물’은 기존 노후화된 야외무대 구조체를 친환경 목재 파빌리온(pavilion)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생태환경 미학을 구현하기 위해 조남호 작가는 ‘다공성 목구조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 작품을 제작했다. 지붕과 벽의 형상과 표면은 전방형의 유닛들이 수직수평의 균형을 이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목구조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공연을 위한 무대와 동선으로 분리돼 있던 공간을 통합해 다양한 쓰임에 반응하는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전후공간은 평상시 공원의 셸터(shelter)로, 또 다양한 개인 또는 소그룹 활동을 위한 다목적공간으로 기능하다가 공연 때는 무대가 되는 장소로 쓰일 수 있게 됐다.
 
서울숲에서 살펴본 ‘서울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품 3점은
저마다 서울숲 야외무대를 꾸미고 있었다.
시민 응모 당선작을 바탕으로 만든 공공미술이라 더 가치 있는 것 같다.
더 많은 시민이 서울숲을 찾아 공공미술을 즐겼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송연
 
 
작품명 ‘숨쉬는 그물’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작품의 생태적 의미를 담았다. 예술적 조형성과 다중 이용성을 고려한 무대이자 쉼터로서 태양의 위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풍경이 작품에 스며드는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해가 지면 작품 내부에 설치된 할둔 작가의 빛 조형 작품 ‘호흡망(Respiration-Net)’을 통해 다채로운 조명의 움직임을 관람할 수 있다. ‘숨쉬는 그물’의 다공성 구조에 창발하는 생명의 호흡을 다채로운 빛으로 표현했다.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회당 10분씩 운영된다.

‘숨쉬는 그물’ 주변으로는 서울숲을 주제로 진행된 시민 백일장 당선작을 재해석한 작품 ‘감각장치’가 설치돼 있다. 키지그룹의 ‘감각장치’는 다섯 가지 유형(도도, 레레, 미미, 파파, 솔솔)로 구성됐으며 관람객들은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과 연계된 각각의 유형을 통해 숲의 자연 환경과 교감하며 감상할 수 있다.
 
Ecological Matrix: 숨쉬는 그물
유형 :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3  |   참여작가 : 조남호  |   재료 : 건조목(적송, 가문비나무)  |   크기 : 길이 32m, 폭 10m, 높이 6.2m  |   위치/공간 :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서울숲 야외무대

호흡망(Respiration-Net)
유형 :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3  |   참여작가 : 할둔(황성빈)  |   재료 : LED조명  |   위치/공간 :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서울숲 야외무대

감각장치
유형 : 공공미술 시민아이디어 구현  |   설치연도 : 2023  |   참여작가 : 키지그룹(kizigroup)  |   재료 : 스테인레스 스틸, 목재  |   위치/공간 : 서울 성동구 뚝섬로 273 서울숲
도킹 서울
서울에서 찾은 나만의 우주
위에서 내려다본 정소영의 ‘깊은 표면’
아래에서 바라본 팀코워크의 '푸른별'
김주현의 ‘생명의 그물 - 아치’
 
‘도킹 서울(Docking Seoul)’은 옛 서울역사 옥상 주차장과 연결된 차량통로(주차램프)였던 공간이 2년간의 단장을 마치고 예술가의 상상력과 과학이 만나는 공공미술 플랫폼으로 소생했다. 내부 공간은 타원형의 중정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만나지 않는 상향램프, 하향램프가 휘감고 있는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 과거 자동찻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약 200미터 구간의 나선형 공간을 걸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묘미다.

‘도킹 서울’은 만리동과 서울로7017, 옛 서울역사를 연결하는 서울역 일대 활성화 사업으로 기획·추진됐다. 사업기획 단계부터 물리학자 김상욱과 천문학자 이태형이 과학 자문을 맡아 ‘이동하는 일상’, ‘푸른 태양 무대’, ‘생명하는 우주’라는 3가지 주제 아래 예술가, 과학자, 시민이 협력한 새로운 공공미술 작품 7점으로 구성돼 있다.
‘도킹 서울’에서 빙글빙글 걷는 동안 생각지 못한 감성이 피어날 듯싶다.
특히 이곳은 자신만의 속도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시민기자 김윤경
 
 
첫 번째 구역 ‘이동하는 일상’에서는 ‘도킹 서울’의 나선형 천장을 감싸며 사람들의 동작을 섬세하게 걷거나, 서 있거나, 어깨를 오르내릴 때의 모습을 포착해 이를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한 작품인 양정욱 작가의 ‘그는 둥글게 집을 돌아갔다.’와 ‘도킹 서울’ 공간을 실재감 있는 3D 영상으로 재현한 가상공간으로 각각 다른 가상 세계를 관람할 수 있는 디폴트 작가의 반응형 미디어 ‘관측지점’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구역 ‘푸른 태양 무대’에 설치된 정소영 작가의 ‘깊은 표면’은 램프와 반대 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나선형 구조로, 먼 지구의 시간을 간직한 심해로부터 우주의 공간까지, 물질이 모여 탄생하고 소멸하는 생명의 질서를 보여준다. ‘푸른별’은 빛과 소리를 통해 우주가 전달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팀코워크의 작품이다.

세 번째 구역 ‘생명하는 우주’에 놓인 김주현 작가의 ‘생명의 그물 – 아치’는 공동체를 이루는 개체들이 가지는 역할의 가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의 우주색’은 일상 속에서 만나는 우주의 장면들을 찾아, 시민들이 바라본 하늘의 순간들을 수집한 참여형 작품이다. 시민들이 SNS에 올린 하늘 사진에서 72개의 색을 추출해 조명색으로 구현했다.

‘폐쇄램프’라는 공간이 지니는 ‘연결성’에 주목한 김세진 작가는 메타버스에 3개의 갤러리로 구성된 가상 박물관을 설립했다. ‘서울 램프 시간 박물관’은 현재 서울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말하는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서울예고 학생들이 상상하는 60년 후 2082년의 미래 풍경을 담은 가상공간 작품을 통해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도시의 과거, 현재, 미래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자 한다.
 
도킹 서울 (Docking Seoul)
유형 : 지역단위 공공미술 프로젝트  |   설치연도 : 2022  |   참여작가 : 김세진, 김주현, 디폴트, 양정욱, 정소영, 팀코워크, 서울예고 학생 20명  |   위치/공간 : 서울 중구 한강대로 405 경부고속철도 서울역사 내 폐쇄램프
이 외에도 중랑구 용마폭포공원에 위치한 ‘타원본부’, 용산구 녹사평역의 ‘지하예술정원’, 노들섬 선착장에 정박한 ‘달빛노을’ 등이 있다. 서울시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도시공간에 신선한 예술적 상상력과 인간적 정취를 담고, 사라져가는 장소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함으로써 시민이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끼는 서울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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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며든 예술! 서울시가 만든 '공공미술 작품'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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