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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요리하니 '행복한 밥상'이 뚝딱! 든든한 밥 친구까지 생겼어요~

yellowmashmallow 2024. 9. 19. 23:37
서울시는 1인가구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하고, 만남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엄윤주
 
“혼자 사는데 밥은 잘 챙겨 먹니?”
1인가구가 가파르게 늘어난 요즘 혼자 사는 이들에게 끼니를 걱정하며 건네는 인사말이 흔해졌다.
혼자 살면 아무래도 여러 이유로 끼니를 꼬박꼬박 챙겨 먹기 힘들다. 하지만, 스스로 본인을 챙겨야 하는 1인가구는 건강과 체력을 위해서라도 더 잘 챙겨 먹고 균형 잡힌 식사에 힘써야 한다.

서울시는 1인가구의 건강한 식생활을 지원하고, 1인가구간 만남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소셜다이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한 밥상’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한 밥상’으로 나눠 참여자간 소통을 이끈다.

‘행복한 밥상’은 중장년 참여자 대상으로 제철·건강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한 요리를 만들어보는 요리교실과 함께 장보기 체험, 지역탐방 등 다양한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15개 자치구에서 진행 중이며, 구의 특색에 맞춰 지역마다 창의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지역구의 한방 특색을 약선요리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동대문구, 영화와 관련된 요리로 특색을 더한 구로구도 있다.
(※ 행복한 밥상 운영 자치구 : 중구, 용산구, 성동구, 광진구, 동대문구, 성북구,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 강서구, 구로구, 노원구, 영등포구, 강남구, 송파구)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은 중장년 1인가구의 영양 균형과 사회적 고립감 해소에 도움을 준다. ©엄윤주
마포구는 대흥로에 위치한 염리종합사회복지관 요리 주방에서 ‘마포쿠키(Cook-key) 요리로 마음을 열다’라는 주제로 행복한 밥상을 운영 중이다. 김치, 두부, 오이 등 친근한 식재료로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메뉴와 영양까지 고려한 구성이 돋보인다. 매주 목요일마다 4주간 운영되는 마포구 행복한 밥상 요리교실 현장을 찾아 이름처럼 즐겁고 행복한 과정을 함께 해보았다.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마포구 ‘행복한 밥상’프로그램에는 마포구 내 1인가구 8명이 참여했다. 첫 날 메뉴는 ‘닭다리누룽지탕과 참외오이무침’으로 푸짐한 건강식과 제철 채소·과일이 함께 담겨 시작 전부터 식욕을 자극했다.
“자, 재료는 깨끗이 씻어 준비하시고, 오이는 어슷썰기, 참외는 편썰기 해주세요.”
초반 칼질이 어색해 보이는 남자 참여자들은 1대 1로 이뤄지는 요리 강사의 자세한 안내 속에 점차 숙련된 솜씨가 발휘되는 듯 보였다. 요리교실에서는 안전한 칼질 요령, 건강한 식재료 고르는 법도 함께 안내해 줬다.
마포구 행복한밥상 7월 메뉴는 제철재료로 쉽게 만들 수 있는 건강식으로 구성되었다. ©엄윤주
행복한 밥상 닭다리누룽지탕과 참외오이무침 요리 재료들 ©엄윤주
“복지관에 왔다가 안내판 소식을 보고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혼자 살다 보니 ‘매일 오늘은 뭘 먹지’ 하는 걱정이 숙제처럼 느껴졌어요. 배달음식은 싫어해서 요리에 관심을 둬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행복한 밥상을 알게 되어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요리도 습관인지 이렇게 매주 하다 보니, 이제는 여기서 배운 고추잡채 같은 별미 요리도 집에서 자주 해먹게 되더라구요.

“솔직히 그동안 되는 대로 닥치는 대로 대충 먹고 지냈어요. 안 먹으면 기운이 없으니까, 뭘 먹긴 먹어야 하는데 귀찮더라구요. 아파트에 붙은 요리교실 안내를 보고 '신선한 음식으로 한 끼 해결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식생활 전반에 대한 자세가 바뀌었어요. 입는 거, 사는 거는 각자 취향이 있지만, 먹는 거는 특히 나이 들수록 잘 먹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여기서 연습한 덕분인지 이제는 육해공 요리에 다 도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참가자들의 소감은 요리예찬론자 버금갈 정도였다. 뚝딱 뚝딱 끓이고, 무치고, 맛보는 과정 속에 화기애애한 웃음소리도 내내 이어졌다.

삼계탕과 비슷하지만 더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닭다리누룽지탕'은 닭요리에 감자를 넣어 더 든든한 별미 요리가 되었고, 과일로만 즐겼던 달콤한 참외에 오이의 싱그러움을 더한 '참외오이무침' 반찬은 단짠으로 여름 입맛을 돋우기 충분했다.

요리가 완성된 후, 이어진 소통 프로그램에서는 '1인가구로 생활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와 그 순간을 이겨낸 경험'을 나눴다. 혼자 등에 파스를 붙일 때, 수리를 해야 할 때, 혼자 사는 두려움을 느낄 때,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이용할 때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알고 있는 정보도 유용하게 공유했다.
중장년 세대에 맞는 맞춤식 요리수업으로 영양 균형과 함께 요리하는 과정을 통해 능동적인 경험으로 요리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엄윤주
마포구 염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욱 사회복지사를 만나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다른 자치구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마포구에서 운영하는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의 특징이 있을까요?
A. 마포구 행복한 밥상 요리 프로그램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 영양까지 고려한 메뉴로 구성합니다. 평소 1인가구는 시장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어 먹는 과정이 손이 많이 가고 귀찮다는 이유로 인스턴트나 배달 음식을 많이 이용하거든요. 그런 식습관을 반복하다 보면 건강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마포구 행복한 밥상에서는 '건강한끼', '찾아가는 마포쿠키'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중장년 1인가구들이 쉽고 간편하게 따라할 수 있으면서, 영양가까지 생각한 음식을 배우며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요리 메뉴와 소통 프로그램을 계획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음식 메뉴는 중장년 1인가구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음식으로 선정하려고 합니다. 재료 준비부터 손질, 음식 과정까지 어려운 메뉴라면 중장년 1인가구는 시작 전부터 엄두가 안 나죠. 그래서 집에서 편하게 자주 해 먹을 수 있는 음식들 위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참여자들의 관계망 형성을 위해 진행하는 소통 프로그램에선 소통의 주제 선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본인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참여자가 있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서로 소통하며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닌, 편하게 얘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주제로 선정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밥상 요리교실에서는 안전한 칼질 요령, 건강한 식재료 고르는 법도 배울 수 있다. ©엄윤주
Q. 프로그램이 2022년 4월부터 시작되었는데, 그동안 인상적인 사례가 있었을까요?
A. 평소 우울증도 심하고 대인기피증도 있어서 누굴 만나길 힘들어 했던 분이 있었어요. 다행히 본인의 상황을 개선하고 싶은 의지가 있어 행복한 밥상을 신청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담당 사회복지사와 요리 강사, 다른 참여자와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함께하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면서 마음이 정화되었다”라는 소감을 전해주었어요. 행복한 밥상을 통해 불안했던 마음도 진정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요리에도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으면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줬던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Q. 행복한 밥상 참여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 주세요.
A. 평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지내고 싶은데 기회가 없었거나 용기 내기 어려웠던, 혼자 사는 중장년에 해당한다면 부담 없이 참여해 보세요. 맛있는 음식 만들기도 배우고, 건강한 식습관도 익히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일상에 활력이 생길 겁니다.
요리도 함께하니 더 즐거웠다. 행복한 밥상 신청은 자치구 및 1인가구 포털을 통해 가능하다. ©엄윤주
직접 참여해 본 행복한 밥상 프로그램은 단순한 요리 수업을 넘어 1인가구를 연결하는 교류의 장으로 느껴졌다.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능동적이고 숙련된 경험을 이끌기 위해 4주간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중장년을 대상으로 하는 행복한 밥상뿐만 아니라, 청년 1인가구를 위한 건강한 밥상 프로그램 또한 비슷하게 운영되고 있다. 청년 대상 건강한 밥상은 현재 5개 자치구(동대문, 은평, 금천, 영등포, 강동)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자치구뿐 아니라 타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도 참여가 가능하다.

함께하니 요리도 어렵기보다 즐거웠다. 비슷한 이웃과 친구를 만들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은 11월까지 진행되며, 신청은 1인가구 포털과 자치구 문의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단순한 요리 수업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매개로 1인가구를 이어주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엄윤주
 
[내손안에 서울] 시민기자 엄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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